“선생님들께서 교육 의도와 철학이 있으셔도 그걸 실현할 체험학습 활동이 없어요. 학생들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인데, 그분들 뜻을 실현할 길이 없는 거죠. 저희는 교육 의도에 맞는 체험학습 활동을 연결해 이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싶어요.”

한준희 티켓플레이스 대표는 국내 체험학습 시장을 발전시켜 경험을 중시하는 교육 트렌드를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티켓플레이스(Ticketplace Inc)는 온라인 체험학습 예약 서비스 에듀티켓(eduticket)을 운영한다. 4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 2층 카페에서 한준희 대표를 만났다.


열악한 한국 체험학습 시장

체험학습.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 별 생각없이 선생님을 따라 소풍처럼 다녀왔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뒷산 나들이를 다녀왔다. 중고등학생 때는 영화나 연극을 봤다. 교육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학생 때는 교실을 벗어난다는 이유로 마냥 즐겁기만 했다.

그런데 학생이 하루 소풍처럼 가볍게 여기는 체험학습을 준비하는데 선생님은 엄청난 수고를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체험학습을 기회로 그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연극을 보여주고 싶다면 다음 같은 요소를 일일이 담당 교사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먼저 체험학습에 나설 인원과 날짜를 확정한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연극 중 지금 공연 중인 작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무슨 연극을 언제 어디서 공연하는지 확인한다. 학생들과 함께 찾아갈 만한 위치여야 하니까 비용이 너무 비싸도 안 된다. 단체 할인은 몇 명부터 적용되는지, 할인가는 얼마인지도 물어봐야 한다. 공연장이 체험학습에 나설 학생을 수용할 규모인지, 안전한 곳인지도 체크한다. 모든 요소가 맞다면 마지막으로 현장에 다녀와야 한다. 알아본 정보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체험학습을 준비하려면 어디서 무슨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정보를 찾기도 어렵다. 연인이 데이트하며 즐기는 가죽 공예 체험 과정에 고등학생 30명이 단체로 참가해도 될까. 일일히 확인하기도 어렵다. 체업 활동 운영업체에 전화해봐도 원하는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연극을 공연하는 극단은 공연에는 전문가이지만 서비스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화도 안 받기 일쑤다. 다른 체험 활동 운영업체도 당장 체험 활동 자체를 운영하기 급급해 교사들의 문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여타 티켓 예매 서비스는 체험학습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예약도 어렵다.

체험학습이 너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반면, 교사가 체험학습을 잘 해서 얻는 반대 급부는 없다. 기껏해야 ‘재미있었다’는 학생들의 피드백에서 느끼는 보람 정도랄까. 다른 일도 많은 일선 교사가 체험학습에 품을 많이 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교사에게 신뢰 받는 플랫폼

한준희 대표는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가 정보비대칭이라고 봤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에듀티켓을 만들었다.

에듀티켓은 온라인 체험학습 예약 서비스다. 교사가 체험학습을 준비할 때 찾는 정보를 한 데 모았다. 그리고 교사의 시각에 맞춰 정보를 정리해 제시한다. 예를 들어 가장 첫 번째 검색 조건이 지역이다. 체험학습은 학교 인근 지역에서 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체험학습별로 세부 페이지에 들어가면 수용 가능 인원, 예산, 장르 교사가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다. 에듀티켓에 올라온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티켓플레이스팀이 직접 답사하고 검증을 마친 것이다.

에듀티켓의 얼굴은 웹사이트지만, 알짜배기 서비스는 따로 있다. 맞춤 추천 서비스다. 웹사이트에 정보를 모아뒀다고 해도 현업에 바쁜 교사가 일일이 들어가 확인하기는 여전히 번거롭다. 그래서 대다수 교사는 간략히 정보를 살펴본 뒤 직접 추천을 요청한다. 에듀티켓은 교사가 요구한 조건에 맞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3~4개 추천한다.

에듀티켓의 진가는 시장이 바로 알아봤다. 2015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524개 학교에서 학생 2만7686명이 에듀티켓을 통해 체험학습을 경험했다. 에듀티켓을 사용한 교사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8점이었다.

실적이 나오니 투자도 뒤따랐다. 개인 앤젤투자와 디캠프 등 기관 투자를 합쳐 2억5천만 원을 투자받았다. 디캠프와는 2016년 10월 디데이 무대에 올랐던 것이 인연이 됐다. 우승은 못했지만 상위 5개 팀에 들어 디데이 본선에 진출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한 대표는 설명했다. 같은 해 12월 디캠프는 티켓플레이스에 1억 원을 투자하고 업무 공간도 지원했다.


발품 팔아 쌓은 실적

시장성이 검증되면 경쟁사가 뛰어들기 마련이다. 비장의 무기가 없다면 선두주자도 도태되기 십상이다. 에듀티켓은 어떻게 진입장벽을 만드는지 물었다. 한준희 대표는 “학교 영업이 정말 어렵다”라며 지금까지 발품 팔아가며 교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었기에 경쟁사도 쉽사리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교 영업은 직접 뛰어야 해요. 저도 매일 뛰어 다니고요. 다른 팀원 역시 학교 선생님들을 만나고 다녀요. 또 학교는 공공기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편이거든요. 안전 등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대신 한번 만족한 곳은 계속 오시더라고요. 거꾸로 신뢰가 쌓이면 리스크가 없어지는 거죠. 저희 서비스에 한 번 만족하면 다른 선생님께 소개해주시고요. 이런 부분이 경쟁자를 물리칠 진입장벽이라고 봅니다.”

에듀티켓은 리뷰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다른 학교 교사가 예약하고 이용한 경험을 보면 체험학습을 판단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AI)과 챗봇을 접목해 예약 시스템을 자동화할 생각도 있다.


'교실 밖 교육’하면 떠오르는 서비스되고 파

발품팔이부터 시작해 첨단기술을 접목해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한준희 대표는 체험학습 역시 교육임을 잊지 않았다.

“저는 별 생각 없이 창업 아이템으로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이제는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무슨 말이냐면, 선생님들께서 굉장히 숭고한 사명의식을 갖고 계세요.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일일히 알아보셨다는 거예요. ‘우리 애들이 시험 끝났으니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싶다.’ ‘성적 부진아가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그러시는 거죠. 그런데 이런 마음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찾아 구매하시면 다행인데, 그걸 못 찾아서 한 달 동안 고민하다 ‘그냥 영화나 보자’가 돼 버리는 거예요. 무척 슬픈 이야기죠.”

한준희 대표는 에듀티켓을 통해 체험학습 시장이 형성돼 학생에게 도움이 될 체험학습 콘텐츠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반 학생 중에는 정말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있거든요. 선생님들께서 ‘그런 친구들이 언제 세종문화회관에 가보겠느냐. 어렸을 때 이런 (체험학습) 경험이 평생 못 잊을 경험이고 배움이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저희 플랫폼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게 돕고 싶어요. 학교 선생님이 교실 밖 교육을 생각하면 에듀티켓이 떠오르게 되면 좋겠어요."


http://eduticket.k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디캠프에 의해 작성된 '애물단지' 체험학습, 간편하게 준비하세요…한준희 티켓플레이스 대표은(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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