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5일 오후 디캠프 6층 다목적홀이 북적였습니다. 역대 디파티(D.Party) 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물류 디파티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물류와 유통 분야에서 활약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여 열정을 공유한 자리에 참가를 신청한 사람만 310명이었다고 하네요. 장소가 한정돼 어쩔 수 없이 유통 업계 관계자를 중심으로 130여 명을 추렸답니다.

먼저 물류 디파티를 후원한 국토교통부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주현종 물류정책관은 국토교통부가 “민간 투조 물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물류 스타트업에 투자되도록 창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첨단 물류 개발 사업에 스타트업도 참여하게 문을 열어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물류 채용 박람회를 개최해 물류 기업과 인재를 연결해준다고 합니다. 또 올 3월에는 물류 스타트업 포럼을 결성해 업계와국토교통부 및 관계 정부 기관이 소통할 장을 마련했습니다.

국토교통부 백병성 사무관은 물류 스타트업이 “배송 대행에서 시작해 솔루션이나 기술 창업으로 확산하고 있다”라며 누적 투자액이 1000억 원이 넘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멘토링과 인큐베이팅을 제공하고, 초기 창업 기업에는 네트워킹이나 마케팅을 지원해 투자로 연결해주는 식입니다. 벤처투자사(VC)와 투자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의 생애주기 전체를 아우르겠다네요.


삼성SDS, 컨소시엄으로 블록체인 해운물류 플랫폼 꾸린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설명한 뒤에는 물류 시장에 신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대기업 관계자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삼성SDS SL사업부 양영태 그룹장은 물류 시장에 후발주자인 삼성은 앞선 경쟁사를 따라 잡으려고 적극적으로 IT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블록체인(Blockchain)입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작동시키는 뒷단(back-end) 기반 기술입니다. 중앙집중형 데이터베이스(DB)에 비해 위변조가 어렵고 관리 비용이 저렴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시험 중이죠. 물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양영태 그룹장은 월마트와 IBM, 중국 칭화대가 돼지고기 유통망을 블록체인으로 검증하는 사례를 들었습니다. 중국은 불량 식품 문제가 심각한데요. 소비자가 식료품을 믿고 소비하려면 돼지를 사육하는 축산농가부터 최종 소비지까지 전체 생산∙유통 이력을 모두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구축한다는 발상입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도 결합하면 전체 유통과정에 온도∙습도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자동으로 기록할 수도 있다네요. 이런 응용 사례는 참치 유통에도 시험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해외 사례로 양영태 그룹장은 IBM과 머스크(Maersk)의 해운물류망 구축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국제 무역에서 한 화물을 수출해서 수입이 끝날 때까지 30여 기관이 관여하고, 이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200건 정도 발생한다는데요. 블록체인을 도입해 수출입 업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업무도 간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SDS는 IBM-머스크 사례를 차용해 국내 해운물류 분야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주요 해운사 다섯 곳과 5월31일 컨소시엄을 꾸렸습니다. 수출입 업무 단계를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이를 실현하려면 법 제도를 바꿔야하는 부분도 있어 관계 기관과 규제 개선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8~9월에 실제 화물로 블록체인 기반 해운물류 서비스를 운영해 볼 예정입니다. 컨소시엄 회원사에게는 모든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대중에는 축약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랍니다.


CJ대한통운, 대기업과 스타트업 제휴로 세계 시장에 뛰어든다

최용덕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물류 업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해도 명함 한 장 받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많은 협력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대기업이지만, 페덱스 등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에 비하면 여전히 사업 분야가 좁습니다. 최 수석은 "대한통운이 할 서비스가 많다”라며 “꼭 대한통운이 (직접) 다 할 필요는 없으니 스타트업과 합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최 수석은 CJ대한통운이 이벤트 매니지먼트, 센서 트래킹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귀뜸했습니다. 물류 산업을 디지털화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지요. 그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데이터를 포작하고 분석해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물류 혁신의 핵심이라고 CJ대한통운은 본답니다. 택배나 창고를 센싱하고 이 부분에 스타트업이 합류할 자리가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 스타트업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얘기죠.

최 수석은 “물류가 디지털로 변모하면서 물류를 넘어가고 있다”라며 “CJ대한통운은 2020년 글로벌 5대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혁신을 주도하며 여러분과 함께 글로벌로 진출할 동반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류 대기업-스타트업 협업 사례

삼성SDS와 CJ대한통운 발표 뒤에는 대기업과 실제로 협업한 세 스타트업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첫 번째로는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가 발표했습니다.


TMS 솔루션 기업 메쉬코리아

메쉬코리아는 회사 이름보다 부릉(VROONG)이라는 오토바이 퀵 서비스로 더 유명한데요. 부릉은 메쉬코리아가 갖고 있는 두 사업군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메쉬코리아는 사실 퀵 서비스 뒷단에서 물류 배송 경로를 분석해 최적 배송 경로를 제안하는 인공지능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를 만든 솔루션 기업이기도 합니다. 본사 직원 215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100명에 가깝다니 기술기업이라고 부를 만하지요.

유정범 대표는 부릉이 자체적으로 하루 3만~5만 건을 배달하면서 코어 엔진이 학습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릉TMS는 4개 알고리즘을 병렬로 사용하는 점이 특징인데요. 4개 알고리즘이 최적 경로를 찾아 제안하고, 실제 배송기사의 이동 경로를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 다시 배송 경로 산출에 활용한답니다. 지역 날씨나 배송차량 종류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구사항은 플러그인 방식으로 알고리즘에 반영해 배차조건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네요.

메쉬코리아 TMS는 큰 기업에서 이미 활용 중입니다. 물류 디파티에 함께 한 CJ대한통운뿐 아니라 이마트, 티몬도 부릉TMS를 활용합니다. 이 기업에는 솔루션을 판매한답니다. 한국의 열악한 주소 정보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5천 원 퀵, 원더스

다음은 5천 원으로 서울 전역에 퀵 서비스를 보내는 원더스입니다. 원더스는 한진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뒤 한진택배와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박성의 원더스 CMO는 한진이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갈 방안을 고민하던 터에 보육기업인 원더스와 자연스럽게 제휴를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4월28일 제휴하고 5월8일 협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택배보다 빠르고, 서울 전역에 5천 원에 퀵 서비스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서울 전 지역에 5천 원으로 퀵 서비스를 보낼 수 있는 비결은 기사 월급제입니다. 원더스는 퀵 서비스 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월 270만 원을 줍니다. 기사 한 명이 배송하는 건수가 늘어나면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박성의 CMO는 올 8월 순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진택배는 택배 주문 페이지에 퀵 택배 메뉴를 따고 마련해 원더스를 노출하고, 물류센터도 원더스에 공유했습니다. 덕분에 원더스는 배송 거리를 큰 폭으로 줄여 배송 서비스의 질을 높였습니다. 송장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 퀵 택배를 주문한 고객에게는 원더스 로고가 박힌 송장이 나갑니다. 두 회사는 영업도 함께 합니다. 박성의 CMO는 “공염불이나 실적 채우기가 아니라 실제로 사업이 되도록 협업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원더스 입장에서는 대기업인 한진택배와 협업 덕을 많이 봤습니다. 한진택배와 제휴한 뒤 원더스는 믿을 만하다는 평판을 얻어 다른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거래처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고 합니다.


SK플래닛에 인수된 헬로네이처

헬로네이처는 신선 가공식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처음에는 중개 서비스로 시작해 몇 차례 투자를 받으며 규모를 갖춘 뒤에야 처음에 구상했던 것처럼 직접 물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물류비 이상으로 수익을 내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취급해야 하는데요. 좌종호 부대표는 지금 헬로네이처가 취급하는 상품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런 물품으로 간추렸다고 말했습니다.

헬로네이처는 2016년 12월 SK플래닛에 인수되며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M&A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좌종호 부대표는 인수 협상에서 가장 강조한 점이 인수된 뒤에도 독립 자회사로서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SK플래닛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헬로네이처 상품이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에도 입점했습니다. 또 대기업 자회사로서 물류 부자재를 저렴한 단가로 확보하는 등 운영 비용을 아끼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배송비를 효율화하는데도 SK플래닛과 협력이 주효했습니다.

물류 디파티 기조연설 및 협업 사례 발표 현장 오디오로 듣기(Sound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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