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면 경험을 책임진다,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


4전 5기의 잔뼈 굵은 기업인

이번엔 수면 케어 사업 도전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35)는 잔뼈 굵은 기업인이다. 고기·곡물 트레이딩부터 레스토랑, 에어비앤비 호스팅, 집청소 서비스, 가사도우미 플랫폼까지…. 야심차게 창업했다가 피보팅(pivoting)도 해보고 모든 사업을 “하수구에 흘려보내는 마음으로” 접기도 여러 번. 그는 실패와 관련해 “회사를 닫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창업보다 폐업이 33배 정도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인터내셔널 ‘상사맨’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28세부터 올해까지 너댓개 사업을 벌였던 7년 세월동안 ‘비즈니스 DNA’가 그의 심연에 뿌리내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삼분의일’을 통해 수면 케어에 도전하고 있다. 의식주(衣食住)에서 옷 빼고 다 팔아본 셈이다. 전 대표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디캠프 개포센터’에서 만나봤다. (삼분의일 페이스북)

 



동기들 모두 의전원 갈때 '상사맨'으로 돈 벌기 시작

곡물 트레이딩, 레스토랑하면서 비즈니스 기본 배워

 

―홈클에 이어 삼분의일까지 창업하셨습니다. 본인 스스로 사업이 체질이라 생각하시나요.
우리 과에서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안 들어간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저에요(웃음). 저는 처음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께선 ‘첫 사회생활은 직장에서 시작하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사업을 배울 수 있는 회사는 어딜까 고민하다가 종합상사에 들어갔죠. ‘곡물·고기 트레이딩’을 하면서 비즈니스의 기본을 배웠어요.

―서른에 대우인터내셔널을 그만둔건가요.
네. 원래 입사 전 목표가 ‘대리 달기 전에 나오자’였는데 목표대로 이뤄진 셈이죠. 뜻 맞는 회사동기랑 같이 레스토랑을 차렸어요. 레스토랑도 참 매력적인 일입니다. 원초적 비즈니스잖아요(웃음). 사람들이랑 부대끼고 목표를 만들어서 동기부여하고…. 인사 마케팅 재무 회계 모든게 들어있어요. 돈도 꽤 벌었구요.

 


 

"사람들 하루 삼분의 일이 수면, 기회 있다"

 한 분야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승부


―삼분의일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요.
서른넷 무렵 일에 하도 치여사니까 인생이 피폐해지더라고요. 그러다 오랜만에 보는 MD 친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고, 때마침 보게 된 책이 아리아나 허핑턴이 쓴 논픽션 ‘수면 혁명(The Sleep Revolution)’이에요. 무릎을 쳤어요. ‘사람들은 하루 삼분의 일을 자는 데 쓰는데 왜 거기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까?’ 그 길로 매트리스 공장을 수소문했죠.

―경험이 극적인거 같습니다. 
홈클(가사도우미 플랫폼) 사업 접을 때 깨달았어요. ‘플랫폼 비즈니스는 저랑 맞지 않는다.’ 저는 하나의 제품, 하나의 브랜드로 승부하는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모든 종류의 제품을 파는 오픈마켓과 달리 특정 분야에 집중해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메세지를 브랜드에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매트리스를 만나게 된거죠.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잠자는 하루 삼분의 일을 완벽한 수면 경험으로 채워주자’는 거에요. ‘우리 제품을 사라. 그러면 삼분의일은 당신의 수면을 평생 책임지겠다.’ 삼분의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면 케어 회사로 포지셔닝을 하고, 앞으로 수면 관련 제품을 하나씩 출시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죠. 폴리우레탄 발포 기술에 일가견이 있으신 공장장님을 뵙고 얘기해보니까 매트리스라는 제품 자체도 너무 매력적인 거에요. 이 분들은 시장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는 걸 쉽지 않아 하셔서 저희랑 잘 맞았죠.

 



삼분의일의 매트리스는 다섯개 레이어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레이어인 '콜폼'은 통기성을 확보하고, 두번째 '퍼스널 서포트폼'은 개인 몸무게에 따라 적절하게 받쳐준다. 세번째 '고밀도 메모리폼'은 체형에 맞게 몸을 감싸며, 네번째 '메인 서포트폼'은 체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베이스 서포트폼'은 매트리스 전체의 내구성을 확보한다. 다섯개 층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데 꼬박 1년, 1억원이 들었다.

 

삼분의일 스탭과 장인 6명이 1년간 매트리스 개발

1억원 들여 최적 제품 완성...국제 인증도 획득


―매트리스 개발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해 6월 착수해서 올해 5월에 개발이 끝났어요. 저를 포함해 삼분의일 스탭과 공장 쪽 장인(匠人) 분들까지 6명이 투입됐어요. 저희 ‘폼매트리스’는 레이어를 5겹 쌓는데 층마다 밀도·경도·두께가 각기 다른 폴리우레탄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한 레이어당 못해도 20종 정도 썼으니 실험한 경우의 수가 산술적으로는 20의 5승이나 됩니다(웃음). 프로토타입은 10종류를 만들었는데 하나 나올 때마다 30~50분 정도를 모셔서 평가를 받고 다시 제품 개발에 반영했어요. 개발비는 1억 정도 들었는데요, 공장장님도 투자를 하셨습니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죠(웃음)

―제품 자랑을 부탁드려요.
폼매트리스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이 화학제품이라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희 제품이 얼마 전에 안전성·내구성 국제 인증인 CertiPUR을 획득했습니다. 매트리스 최상단에 자체개발한 쿨(Cool) 폼을 적용해 기존 제품들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통기성 문제를 해결했고, 접착 부위를 공업용 본드가 아닌 열처리 방식으로 처리해 유해물질 배출 안정성도 높였습니다.

삼분의일 판매사이트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게 핵심 전략

입소문만으로 꾸준한 판매량 유지

 

―이 시장 기존 회사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을거 같은데요.
저희는 ‘에이스침대’ 같은 기존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를 할 수 있습니다. 기존 회사들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매스미디어와 오프라인 리테일이 존재하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서 고객들의 반응을 신속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회사가 아직 작아서 가능한 것 아닐까요.
물론 그럴 수 있죠. 그런데 기존 브랜드는 매스미디어와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고객을 접촉을 하려고 하지, 저희처럼 소셜미디어로 직접 소통하지 않거든요. 요즘 버티컬 커머스를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뵙는데, 성공하신 분들의 공통점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거에요. 저희는 이런 쪽으로 승부하려고 하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습니다.

―고객들 반응은 어떤가요.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때 주변 분들께 저렴하게 판매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 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많이 구매해 주시더라고요. 정식 출시 전에 100개 정도를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출시하고 나서 마케팅 비용을 하나도 안썼는데 순전히 입소문으로, 요즘에는 하루에도 1~2개 팔리고 있습니다. 한 두개면 적어보이는데 매트리스가 개당 80만원짜리 고가 제품이니까 결코 작은 판매량은 아닙니다.

 



삼분의일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과 가까운 거리. 1대1 맞춤형 상담을 통해 제품 판매 이외에도 다양한 수면 관련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삼분의일 '팬'을 자처하는 고객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신혼부부 첫날밤 책임지게 됐을 때 제일 뿌듯해"

제품 라인업 확대, 오프라인·해외 진출 적극 고려


―팬들은 많이 생겼나요.
일반적으로 저희 고객들은 페이스북이나 브런치를 통해 삼분의일을 알게 되고 관심이 생겨서 찾아보시다가 이메일 전화 카톡으로 저희한테 연락이 옵니다. 디캠프 개포센터에 있는 쇼룸에 직접 찾아오시는 고객께는 최대한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만들어드립니다. 꼭 제품 얘기가 아니더라도, 방수커버부터 매트리스 관리방법에 이르기까지 수면에 관련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궁금증을 풀어드리죠. 이렇게 구매하신 분들은 역시나 이 분들 지인들이 또 저희를 찾아오세요. 그 중 한 고객은 신혼부부인데 삼분의일 매트리스를 구매하고 나서는 ‘앞으로 나올 제품들은 항상 내가 먼저 사서 써보겠다’고 하실 정도세요. 결혼 생활의 첫 합방인데 거기에 제가 기여하게 된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이런 ‘팬’들이 열 분 정도 됩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홈페이지 내 쇼핑몰을 개설해서 판매채널을 확장하려고 해요. 오프라인 매장도 열고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베개를 비롯해 방수커버, 프레임은 물론 수면 트래킹, 수면센서, 이런 것도 준비해서 고객 수면 경험을 책임지는 브랜드가 되려고 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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