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슬라이드와 컬리, 두 천만 서비스를 만든 창업자의 조언
2026.09.29
캐시슬라이드와 컬리, 하나는 스마트폰 잠금화면 기반의 리워드 서비스였고, 다른 하나는 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산업도, 유저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도 달랐습니다. 서로 다른 이 두 서비스를 모두 천만 이용자 규모로 성장시킨 김병완 멘토는 현재 디캠프 배치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김병완 멘토는 배치 3기, 5기, 7기에 참여하며 스타트업 대표들과 성장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디스커션 파트너로 활동해 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캐시슬라이드와 컬리의 성장 과정에서 발견한 공통점과 차이점, 성장의 결정적인 순간부터 배치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나누는 고민까지 들어봤습니다.
천만 B2C 서비스, 성장의 공통점은?
Q1. 창업가이자 멘토로 활동하고 계신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병완입니다. 2012년에 엔비티를 공동 창업해 캐시슬라이드라는 서비스를 론칭했고, 이후 컬리에 합류해 7년간 마켓컬리의 유저 성장을 총괄했습니다.
현재는 모사재인이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해 AI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디캠프 배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캐시슬라이드와 컬리는 서로 다른 서비스입니다. 두 서비스를 천만 이용자 규모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공통점이 있었나요?
두 서비스는 B2C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인더스트리나 유저가 이용하는 이유는 굉장히 달랐습니다. 그래도 유저 성장 측면에서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리텐션이 좋았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많은 유저를 데려와야 한다는 점에 집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유저가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유저가 다시 이탈을 하면 많은 유저를 보유한 서비스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컬리와 캐시슬라이드 둘 다 리텐션에 집중해 유저 규모를 키운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이럴리티입니다.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는 항상 페이드 마케팅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려면 바이럴리티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확보하려면 서비스가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유저가 ‘이 서비스를 써보니 좋다’고 느껴야 주변 사람에게 추천하고, 그 과정에서 좋은 리텐션과 바이럴리티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Q3. 캐시슬라이드와 컬리가 성장한 결정적 변곡점은 무엇이었나요?
캐시슬라이드는 초기부터 굉장히 빠른 성장 속도를 확보한 서비스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이럴리티라고 생각합니다. 친구 한 명이 어떤 서비스를 쓴다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 두세 명으로 늘어나게 되면 ‘이 서비스는 나도 꼭 써봐야 하는 서비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캐시슬라이드는 초기 마케팅을 굉장히 좁은 타깃에 집중했습니다. 비슷하고 작고 균질한 집단 안에서 친구에게 계속 추천하고 추천받는 형태로 리퍼럴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 과정이 캐시슬라이드를 천만 서비스로 성장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컬리는 워낙 큰 서비스여서 여러 번의 변곡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변곡점은 2019년 정도에 컬리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초기 얼리어답터와 팬분들을 위한 서비스에서 더 많은 대중을 대상으로 매스 캠페인을 진행한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경쟁사와 다른 서비스들도 새벽 배송 서비스를 같이 제공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컬리가 매스 캠페인을 통해 새벽 배송의 대표적인 서비스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 더 많은 유저가 컬리를 이용하게 된 시작이라고 봅니다.
다만 컬리 같은 경우는 성장의 변곡점도 중요하지만,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계속해서 밸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 것이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유통 서비스는 모든 것을 다 파는 에브리띵 스토어가 되기 쉬운데, 컬리는 좋은 제품만 선별해 판매한다는 핵심을 가지고 성장했던 서비스입니다.

Q4. 캐시슬라이드와 컬리를 각각 천만 이용자 규모로 성장시키셨습니다. 엔비티 창업 초기와 컬리의 스케일업 단계에서 성장 방식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었을까요?
사실 공통점과 차이점이 굉장히 많기는 했는데요.
공통점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컬리에 합류했을 당시 서비스가 2년 차였기 때문에 조직이 작고 준비된 것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엔비티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공동 창업자든 초기 조직에 합류한 직원이든, 스타트업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떤 일을 어떻게, 왜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가져야 일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이점은 조직의 규모와 성장 단계에서 발생했습니다. 엔비티에서는 우리가 어떤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교육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공통된 생각이 있었지만, 컬리는 수천 명 규모까지 커지면서 우리가 어떤 일을 왜 하는지, 어떤 일을 하지 않을지 등 사업과 서비스의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서비스는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스케일에서 오는 차이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제가 주로 담당했던 마케팅과 그로스 관점에서는 예산과 서비스 규모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과 캠페인의 종류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창업가로, 그리고 배치 멘토로
Q5. 두 번의 큰 성장을 경험한 뒤, 현재 다시 창업에 나섰습니다. 다시 창업에 나서게 한 창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창업의 매력과 힘든 점은 다양하게 있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점은 제가 만든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거나,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앞에 있는 사람이 저희 서비스를 쓰는 모습을 보거나, 주변 사람이 “그 서비스 써봤는데 어떻다더라”라고 말해줄 때가 있습니다. 그 반응이 저희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면 굉장히 즐겁습니다.
또한 창업자로서 회사와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피드백도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결정이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지 보면서 기업가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성장할 기회가 많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반대로 나머지는 대부분 힘든 점인 것 같아요. 창업을 한 번 해보면 경험이 많이 쌓이지만, 환경과 서비스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지난번에 잘했다고 해서 이번에도 꼭 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할 때도 많고, 처음부터 시작하면서 다양한 일을 직접 다뤄야 한다는 점도 힘듭니다.
Q6. 디캠프 배치 멘토로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명성이 높고, 선별된 회사들이 참여합니다.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저에게도 큰 자극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저 역시 창업하고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제 경험을 참여 기업들과 공유하면, 그분들이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함께 고민하는 디스커션 파트너
Q7. 배치 참여 팀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자 하셨나요?
개인적으로는 대표님과 같이 고민하면서 디스커션 파트너가 되어드리고, 제 경험을 공유하는 데 멘토링의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결국 사업이라는 게 누구도 창업자 본인만큼 고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어떤 답을 드린다기보다는,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사람으로서 같이 고민하는 디스커션 파트너가 되어드리거나, 비슷한 제 경험을 공유하면서 인사이트를 떠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드리는 형태로 멘토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로 이야기하는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B2C 서비스의 유저와 성장입니다. 제가 경험한 분야인 만큼, 유저를 어떻게 빠르게 설득하고 데려올지, 그다음 서비스를 어떻게 키울지 함께 살펴봅니다. “유저를 어떻게 잘 이해할까?”, “유저가 어떤 발자취를 데이터로 남길까?” 같은 질문을 놓고 제 경험을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두 번째는 조직입니다. 사업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니까요. 대표님뿐 아니라 팀원들도 본인의 목표나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함께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렌트리를 멘토링할 때는 유저가 유입된 시점에 따라 코호트를 나눠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유저가 들어온 뒤 어떤 여정을 거치는지, 전환율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다시 서비스에 돌아와 유지되는 경우는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를 직접 나눠 보며 논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저가 이런 행동을 했고 지표가 이렇게 남았다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를 대표님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Q8. 멘토님이 보는 디캠프 배치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디캠프 배치는 굉장히 진정성 있게 스타트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유명한 프로그램이고, 지원이 많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멘토로 참여해 보니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든 분이 정해진 규정에 따른 지원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거나 원하는 도움이 있으면 없던 지원도 만들어서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봤던 것 같아요.
또 제가 3기부터 5기, 7기까지 멘토로 참여해왔는데 매 기수가 끝날 때마다 계속 회고를 하시고, 어떻게 프로그램을 바꿔야 스타트업에게 더 도움이 될까 고민하면서 실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바꾸고, 더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바꾸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캠프 배치가 진정성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Q9. 배치 지원을 고민하는 대표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캠프 배치는 모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하다 보면 ‘내가 직접 하나하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기 쉬운데요.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도움을 받아 회사를 더 빨리 성장시키겠다고 생각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 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치가 1년짜리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내가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요. 그 과정에서 대표님 혼자 고민하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매니저나 멘토분들도 함께 고민해드릴 수 있으니까, 고민 없이 지원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