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유니콘을 발굴한 VC, 남태희 대표와 스톰벤처스가 말하는 ‘미국에서 통하는 스타트업’
2026.08.26현지 네트워크도, 고객도 없는 낯선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지난 23년간 200개 이상의 B2B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하고 11개 유니콘을 발굴한 Storm Ventures의 공동창업자 남태희 대표님, 그리고 스톰벤처스의 한국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김민주 파트너님을 만났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창업과 투자를 통해 깨달은 B2B 기업의 성장 공식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남태희 (이하 남): 저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스톰벤처스(Storm Ventures)의 공동창업자 남태희입니다.
스톰벤처스 이전에는 투자자가 아니라 창업자였습니다. 스톰벤처스가 인큐베이팅한 Airespace의 창업 CEO를 맡았고, 이후 2005년 Cisco에 약 4억5,000만~5억 달러에 매각했습니다.
그다음에는 Bob Tinker와 MobileIron을 공동창업하고 인큐베이팅했습니다. Bob이 CEO를 맡고 저는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로 회사의 성장을 지원했습니다.
이후 Bob과 함께 그 과정에서 배운 프레임워크를 정리해 『Survival to Thrival』을 공동 집필했습니다. 현재는 이를 바탕으로 한 오픈 디지털 가이드 ‘Unlock’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민주 (이하 김): 안녕하세요, 스톰벤처스(Storm Ventures)에서 한국 투자 총괄하고 있는 파트너 김민주입니다. 현재 스톰벤처스의 국내 포트폴리오로는 카본식스(CarbonSix), 에이비일팔공(AB180), 스펙터(Specter) 등을 포함해 총 7개 기업이 있으며, B2B 엔터프라이즈 GTM(시장 진출 전략) 전문성을 이들 기업에 접목하여 성장을 긴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할수록 제품의 역할이 커집니다
Q2. 미국 외 지역에서 출발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팀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나요?
남: 스톰벤처스가 투자한 외국 기업 가운데 에스토니아의 Pipedrive와 포르투갈의 Talkdesk처럼 미국 현지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관계나 창업자의 영업 역량으로 미국 시장을 뚫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고객이 제품을 직접 발견하고, 사용해 보고, 큰 장벽 없이 구매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현지 영업팀이 일일이 거래를 만들어내는 대신 제품 주도 성장(Product-Led Growth, PLG) 방식을 구축한 것입니다.
Talkdesk는 클라우드 기반 콜센터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면 약 5분 만에 콜센터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 과정이 간단했습니다. Pipedrive 역시 HubSpot이나 Salesforce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CRM을 선보였고, 미국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해외 팀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미국 창업자가 가진 현지 네트워크나 인맥이 없기 때문에, 관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신뢰를 얻어내는 역할을 제품이 대신해야 하거든요.

불에 기름을 붓기 전에 먼저 만들어야 할 ‘반복 가능하고 검증된 플레이북’
Q3. 한국 B2B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반복적으로 겪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남: 반복해서 나타나는 두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토리텔링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팀이 자신들이 해결하는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지금 중요한지를 날카롭고 단순한 메시지로 설명하기보다 기술적 깊이나 기능 목록부터 앞세웁니다.
하지만 미국 투자자와 고객이 가장 먼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어떤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며, 왜 지금 중요한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스토리텔링은 고객을 설득할 때뿐만 아니라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투자자를 만나는 과정에서도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훌륭한 이야기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지나치게 빠른 확장입니다. 고객을 찾고, 관계를 맺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반복 가능한 하나의 방식을 검증하기도 전에 영업팀을 채용하고 조직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CEO나 창업자가 직접 미국에 가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것과 본격적으로 현지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반복 가능한 방식이 만들어지기 전에 현지 조직을 늘리면 성과가 나오기 전부터 많은 비용을 쓰게 됩니다.
이는 Bob과 제가 MobileIron에서 Go-to-Market Fit을 구축하며 얻은 핵심 교훈입니다. 시장에 적합한 제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기 전에, 말하자면 불에 기름을 붓기 전에, 먼저 검증되고 반복 가능한 플레이북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사에서 ‘챔피언’을 찾는다는 것
Q4. B2B SaaS의 성공에서 ‘챔피언’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미국 시장에서 챔피언을 찾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남: 챔피언은 단순히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사 담당자가 아닙니다. 고객사 내부에서 우리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물을 해결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동의를 끌어내고, 우리 제품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평판까지 걸 수 있는 사람이죠.
스톰벤처스의 ‘Hero Customer Journey’ 프레임워크에서 챔피언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기는 자신의 회사 안에서 영웅이 되는 것입니다. 승진하거나 성과를 인정받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얻고 싶어 합니다.
챔피언을 찾는다는 것은 이런 사람을 초기에 발견하고, 그가 겪고 있는 ‘시급한 문제(Urgent Pain)’를 이해한 뒤 고객 여정 전반에서 그를 지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관심을 끌고 참여하게 만드는 적절한 ‘Date Wow’가 필요합니다. 이후 챔피언이 상사나 의사결정위원회를 설득할 수 있도록 돕는 ‘Marry Wow’를 제공해야 합니다. 제품을 도입한 뒤에는 첫 번째 가치를 빠르게 경험하게 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 창업가에게는 적응이 필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한국의 시장 진입 방식은 기존 인맥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에 크게 의존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개 챔피언과 아무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문제의 시급성과 솔루션이 제공하는 가치만으로 잠재적 챔피언을 찾아내고, 신뢰를 얻고, 적극적인 지지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2026년, 한국 스타트업의 기회는 버티컬 AI에
Q5. 2026년 미국 B2B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흐름은 무엇인가요?
남: 2026년에는 세 가지 흐름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첫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지출이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성장률은 약 15%로 전망되며, 전체 시장 규모는 1조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생성형 AI와 최근 본격적으로 부상한 에이전틱 AI입니다.
둘째,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기업 업무에 투입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점점 더 많은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면서 기존 SaaS 가격 모델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과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용량이나 성과를 기준으로 과금하는 모델이 점차 주목받을 것입니다.
셋째, 특정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 소프트웨어가 범용적인 수평형 도구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에게는 이 버티컬 트렌드가 진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조, 반도체, 로보틱스, 헬스케어처럼 한국이 이미 실질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영역의 깊은 도메인 전문성은, 범용 솔루션을 만드는 미국 기업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산업 특화형 AI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진출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선행학습’
Q6. 디캠프의 ‘US Ready’ 프로그램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남: 디캠프의 ‘US Ready’ 프로그램은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Go-to-Market 사이의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든 실리콘밸리에 있든 모든 스타트업은 비슷한 실수를 하거나 비슷한 여정을 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디캠프나 미국의 Y Combinator처럼 많은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기관은 그 과정에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Q7. 디캠프의 ‘US Ready’ 프로그램에서 실제 초기 한국 팀들을 만나보시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면요?
김: 무엇보다 창업 극초기 단계부터 아예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준비하는 팀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과거처럼 한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후 해외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작점 자체를 글로벌 시장에 두고 있었습니다. 또한, 창업자분들이 미국 현지에 직접 나가 부딪치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매우 강하다는 점도 느꼈습니다.

Q8. 디캠프의 ‘US Ready’ 프로그램 지원을 고민하는 창업자들에게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김: 스톰벤처스가 바라보는 디캠프 미국 프로그램은 한 마디로 미국 진출이라는 실전 무대에 오르기 전의 '선행학습 과정'입니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 현지로 바로 건너가지만, 현지에서 비싼 체류비와 마케팅 비용을 쓰고 시간을 낭비하며 대가를 치른 후에야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그 비싼 시행착오를 겪기 전에, 한국에서 미리 미국 시장을 이해하고 준비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주저하지 마세요. 오히려 초기 단계일수록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방향성을 잡고 갈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청하셔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다지시길 바랍니다.

스톰벤처스(Storm Ventures)는 미국 본격 진출에 앞서 시장 가설을 점검하고 GTM 전략을 구체화하는 디캠프의 글로벌 프로그램 ‘US Ready’에 멘토로 참여했습니다.
한국의 실행력과 실리콘밸리 네트워크를 결합해 미국 시장에서의 다음 단계를 만들고 싶은 스타트업이라면 디캠프 미국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디캠프 미국 프로그램 자세히 보기: https://bit.ly/4cFUa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