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와 수기 장부로 움직이던 1,700조 도매시장의 디지털 표준을 만드는 남도마켓
2026.08.27대한민국 도매시장은 약 1,388개, 약 20만 개의 사업체가 활동하는 1,700조 원 규모의 시장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화와 수기 장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유통산업에서 마지막까지 디지털화되지 못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남도마켓은 처음엔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마켓플레이스'로 출발했지만, 디캠프 배치를 거치며 주문·재고·거래처·정산을 하나로 묶는 도매시장 전용 운영체제 'ND UNCLE'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습니다. 그 결과 월매출은 3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연 거래액은 1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새벽 3시부터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도매시장 사장님들의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서 출발한 남도마켓은, 지금 K-도매시장의 거래 방식 자체를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남도마켓 양승우 대표를 만났습니다.
시스템이 부재했던 1,700조 원 규모의 시장
Q1. 전통적인 도매시장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는 남도마켓을 소개해주세요.
남도마켓은 남대문, 동대문 같은 전통 도매 시장에서 AI 기반 운영 체제를 제공하는 기업이자 도매상과 소매상을 연결하는 B2B 유통 플랫폼입니다. 주문, 정산, 재고 관리부터 결제, 여신까지 도매 운영 전 과정을 하나의 OS로 통합하고 있으며, 현재 남대문과 동대문을 중심으로 전통 도매시장의 디지털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2. 남도마켓이 발견한 도매시장의 핵심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제 친동생이 20년째 남대문 시장에서 액세서리 도매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시장에 나가봤는데, 정말 많은 관광버스와 사장님들이 '대봉'이라고 부르는 큰 가방을 들고 분주하게 오가고 있더라고요. 전국에서 밤새 차를 타고 올라와 물건을 떼고 다시 내려가서 파는 분들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런 방식으로 유통이 돌아가는 시장이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더 놀라운 건, 이분들이 스스로 불편하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피처폰의 불편함을 몰랐던 것처럼, 바뀔 수 있는 삶의 혜택 자체를 모르고 계셨던 거죠. 주문은 전화·문자·이메일로 받고, 영수증과 장부는 손으로 쓰고, 재고와 거래처, 입출금은 각각 따로 관리합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남도마켓을 창업했습니다.
실제 숫자로 보면 저희가 공략 가능하다고 판단한 시장만 약 340조 원, 그중 남대문·동대문 시장만 45조 원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의 디지털화 비율은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남대문 약 1,000개 상점 중 55%, 동대문 약 2만 개 상점 중 41%를 확보하며 시장 반응으로 검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켓플레이스에서 도매 시장의 운영 체제로의 전환
Q3. 처음에는 마켓플레이스로 시작했는데, 도매시장 전용 OS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초기엔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이커머스로 옮기는 마켓플레이스 모델에 집중했습니다. 사실 저희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모두 돈이 도는 마켓플레이스, 즉 커머스에 집중했어요. 다들 혁신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B2C 커머스를 B2B로 옮겨온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전환점은 디캠프 배치 3기였습니다. 디캠프 그로스팀과 함께 한 걸음 물러나 저희가 플레이하는 시장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일하는 도매 사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이분들의 집약된 노동시간부터 줄여드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더 팔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 판단이 도매시장 전용 운영체제 'ND UNCLE' 개발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저희 성장의 진짜 '부스트'가 됐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진짜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고 AI로 가속하자 현장이 움직였고, 스케일업이 이어지는 선순환이 정말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Q4. 도매시장 전용 OS ‘ND UNCLE’의 주요 기능과 이를 기반으로 한 남도마켓의 사업 구조를 설명해주세요.
ND UNCLE은 도매사업자가 매일 반복하는 업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운영체제입니다. 주문 접수부터 영수증 발행, 재고 및 거래처 관리, 입출금 확인,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도매 거래에 필요한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합니다. 전화나 문자로 받은 주문을 다시 장부에 옮겨 적거나 여러 문서를 대조하며 거래 내역을 확인했던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한 것입니다.
남도마켓의 사업은 크게 세 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층은 도매사업자의 업무를 관리하는 ‘ND UNCLE’입니다. 주문과 재고, 거래처, 입출금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관리합니다. 현재 월 반복 매출인 MRR 1억~2억 원, 연간 반복 매출인 ARR 14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층은 결제·금융 서비스 ‘ND PAY’입니다. 지난해 PoC를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고, 올해 총결제액(TPV)은 약 1천억 원을 예상합니다.
3층은 상품의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ND MARKET’입니다. 현재 약 10만 개 사업체가 이용하고 있으며 K-뷰티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20여 개국에 연결하고 있습니다.
Q5. 전략 전환 이후 조직 운영과 거래 규모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가장 큰 변화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월 매출이 3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약 20배 성장하는 동안, 오히려 팀 인원은 36명에서 27명으로 줄었습니다. 27명의 작은 팀이 1조 원 규모의 거래액을 움직이는 '비선형 운영구조'를 만든 거죠. 참고로 경쟁사는 비슷한 거래 규모를 약 300명이 처리하고 있습니다.

병목 해결과 인수를 통한 성장
Q6. 고객 구매 전환을 막던 병목을 해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기준 저희 사이트에 방문한 고객 10명 중 3명이 구매로 전환됐습니다. 이 중 80%, 즉 2.4명이 재구매로 이어졌어요. 커머스 기준으로 매우 높은 리텐션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반대로 '사지 않은 7명'을 들여다봤습니다. 이분들 대다수는 "사고 싶은 상품이 없었다"고 답했는데, 실제로 따져보니 그중 30%는 상품이 시장에 있었는데도 못 찾은 경우였습니다. 나머지 70%도 실제 시장에 나가봤더니 상품은 있더라고요. 다만 저희 플랫폼에 등록이 안 되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즉 저희는 10명이 오면 10명 모두 살 수 있었는데, 검색과 등록의 한계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있던 셈입니다.
30%의 검색 실패는 디캠프 배치 도움으로 개발자를 추가 채용하지 않고도 검색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풀었습니다. 70%의 미등록 문제는, 물건이 많은 사장님은 취급 품목이 수만 개인데 상품 하나 등록하는 데 5분이 걸리면 현실적으로 다 등록할 수 없다는 데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이미지 한 장만 올려도 자동으로 상품 설명까지 써주는 AI를 개발했고, 그 결과 상품 등록 소요시간이 5분에서 5초로 줄고 신상품 등록은 200% 이상, 거래액은 120% 이상 상승했습니다.
Q7. 작년에 패션온과 D&I파비스, 두 개 기업을 인수하셨는데,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패션온은 동대문에서 SaaS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1위를 하고 있던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갖고 있던 고객군에 저희 서비스를 탑재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D&I파비스는 국내 AI 1세대 창업자로 잘 알려진 박세현 대표님이 운영하던 회사인데, 지금은 남도마켓의 AI·기술개발 R&D를 이끌고 계십니다. 패션온을 이끌던 김민준 대표님도 현재 남도마켓의 CBO로서 함께하고 계세요.
문제의 재정의가 만든 20배의 성장, 그리고 글로벌
Q8. 남도마켓의 성과가 궁금합니다.
남도마켓은 OS 분야로의 서비스 확장 12개월 만에 국내 양대 도매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55.2%, 동대문 시장의 41.4%를 점유하며 초기 목표시장의 50%를 달성했습니다. 현재는 10만 소매사업자가 남도마켓을 쓰고 있습니다. 2025년 월 3억이던 매출은 2026년 월 60억으로 20배가 증가했고요. 연환산 거래액은 1조 원을 향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도매 유통의 디지털 표준을 남도마켓이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9. 남도마켓의 향후 사업 확장 계획과 장기적인 비전을 말씀해주세요.
지금은 글로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남도마켓 OS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사용 중입니다. 베트남·유럽·미국·태국 시장에서 저희 OS 프로그램이 실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유럽에 4개 지부가 신설됐고, K-뷰티 상품은 23개국으로 연결을 넓힐 계획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이미 20개국에 수출하고 있고요.
전 세계 전통 도매시장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도매시장 규모는 이미 10경 원을 넘어섰고, 도매 전환(Wholesale AX)의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대표 B2B 마켓플레이스인 Faire는 기업가치 52억 달러(약 7조 원)를 인정받았습니다. 남도마켓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매회사로 성장하고 있고 발 빠른 글로벌 진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증명한 구조로 해외에서도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남도마켓은 디캠프 배치와 함께 '도매 상인들이 무엇을 더 팔게 할 것인가'에서 '도매 상인들의 일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병목을 해결하고 인수를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월매출 3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20배 성장했습니다.
지금 반복되는 운영 업무에 발목 잡혀 있거나, 사업이 풀고 있는 문제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느끼신다면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과 함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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